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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위 사무소

포토보이스 프로젝트를 소개합니다

2017년 3월, 프로젝트 봄(Project BOM)은 시골 지역 여성들의 안질환에 대한 인식 조사를 목표로 말라위에서 포토보이스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2월, 홍콩에서 열린 아시아 태평양 안과학회(Asia Pacific Academy of Ophthalmology, APAO)에서 연구 분석 결과를 발표하는 세션에 참가했습니다. 

포토보이스(Photovoice) 연구 결과를 여러분과 함께 공유합니다.

마을 사람들이 진짜 필요로 하는 것

흔히 생각할 때 개발도상국 사람들은 가난하기 때문에 병원에 갈 돈이 없어서, 안질환이 있어도 치료 받을 수 없다라고 쉽게 생각합니다. 아무도 그들에게 묻지 않았지만 그럴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뛰어난 의료진이 없어서 수술을 못받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의료진이 단기로 가서 수술을 해주어야 한다고 합니다.

모두 현지 수혜자들에게 물어본적은 없는 내용들입니다.

물론, 우리는 경험과 축적된 지식을 통해서 사람들이 아파도 병원에 오지 못하는 이유를 알고 있습니다.
안질환에 대한 인식부족,
치료에 대한 잘못된 믿음,
비용,
의료기관까지 먼 거리 ,
대체의학,
치료에 대한 두려움 등이 그 대표적 이유입니다.

이렇다고 하지만 나라마다, 지역마다 그 지역 특성에 따라 병원에 오지 못하는 주된 이유들이 다릅니다.

병원에 갈 수 없는 환자들을 위해 마을로 들어가 혈압을 체크하는 프로젝트 봄(Project BOM) 직원들 (2017년 3월)

프로젝트 봄(Project BOM)은 궁금했습니다.

말라위 사람들이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상황들은 무엇일까? 어떠한 것이 가장 큰 문제일까? 무엇보다도 주는 사람의 입장이 아닌, 근본적으로 마을에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주민들의 목소리로 직접 듣고 싶었습니다.

말라위 시골 지역에서 밭일과 집안일을 맡아 하는 여성들, 즉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이들이 편안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시간과 비용, 낮은 교육 수준을 극복하려면

현지에서 수요 조사를 진행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대상자들을 정해 인터뷰나 그룹 토론을 진행하기도 하고(질적 연구),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초선 조사(양적 연구)도 보편적인 방법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현지인들의 필요와 요구가 무엇인지 파악하여 사업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단계로 이어집니다.

포토보이스 활동 중 자신이 찍은 사진에 대한 설명을 적고 있는 참여자들 (2017년 3월)

수요 조사에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은 현지의 지리적, 사회적, 문화적 환경입니다. 프로젝트 봄(Project BOM)이 말라위 시골 지역에서 수요 조사를 진행하는 데 제약이 되는 요소들이 있었습니다. 우선, 시간과 비용의 제약이 있었고, 마을 내 주민들의 교육수준이 대체로 높지 않고, 또한 깊은 이야기를 나눈다 해도 내용을 완벽히 전달해줄 전문 통역사를 마을에서 찾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사진으로 이야기하다

말과 글보다 직관적인 매개체인 ‘이미지’를 활용해 주민들의 생각을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미국 미시간 주립대 교수인 캐롤라인 왕(Caroline Wang)과 매리 앤 부리스(Mary Ann Burris)가 개발한 포토보이스(Photovoice)는 참여자 주도형 연구방법론입니다. 사진(Photo)으로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Voice)를 전달하는 효과적인 질적 연구방법 중 하나이기도 하지요.

여성들이 직접 찍은 사진을 갖고 토론하는 모습 (2017년 3월)

포토보이스는 지역사회에서 목소리를 내기에는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여성 10명이 사진을 촬영하며, 자신들이 안질환과 안건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주민들과 토론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지역 주민들이 직접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8일간의 여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자동차로 30분을 달려야 병원이 나와요.”

프로젝트 봄의 사업지역 내에서도 꽤나 멀리 떨어진 시골 지역인 음포넬라 마을에서 병원에 가려면, 자동차로 비포장 도로를 30분 이상 달려야 합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앞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 나이가 들면서 안질환을 갖게 된 사람들, 생활에 불편함이 있을 정도로 시력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치료를 쉽게 받지 못하는 환경에 처해 있습니다.

처음으로 스마트폰 카메라를 사용해 보는 참가자들 모두 “화이팅!” (2017년 3월)

우리는 안질환 환자가 있는 가족 구성원 중 여성 10명과 함께 포토보이스를 진행했습니다. 디지털 카메라는 물론이고, 스마트폰도 사용해본 적 없는 여성들. 하지만 배움에 대한 열정만큼은 누구보다 뜨거웠습니다. 금세 스마트폰 카메라를 능숙하게 다루며 서로의 프로필 사진을 촬영하고, 다양한 구도로 촬영을 시도했습니다.

이제, 사진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시각 장애인이 볼 수 없고, 할 수 없는 것들

“장작이 땅에 모아져 있어요. 시력이 좋은 사람은 가족을 위해 장작을 가져올 수 있어요. 하지만 시력이 좋지 않은 사람은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저는 마을 주민들에게 시력이 좋지 않다는 것은 일상 생활에서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보여주려고 이 장작 사진을 찍었어요. 저는 마을 주민들이 눈 건강을 지키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어떤 사람이 집에서 쓸 물을 긷고 있어요. 저는 깨끗하지 않은 물이 마을 사람을 병들게 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 사진을 촬영했어요. 모두가 아는 것처럼, 더러운 물은 지역 주민들이 다양한 질병에 걸리게 합니다. 안질환도 그 중 하나입니다. 이 물로 세수를 하면, 시각장애에 걸릴 위험이 있습니다. 이 물은 우리 건강에 위험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이 물로 세수를 하면 안질환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마을 주민들에게 깨끗한 물을 사용하라고 알려주고 싶어요.”

 

“보시다시피 집에서 나오는 연기가 너무 많아요. 부엌에서 연기가 나면 눈에 매우 해로워요. 심한 연기는 마을 사람들, 특히 부엌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눈 건강에 해롭습니다. 이 사진을 보고 마을의 여성들이 자신의 시력이 나빠지는 것에 대해 알고,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면 좋겠어요.”

 

“돈은 저의 생활의 원천입니다. 돈이 있어야 병원비뿐만 아니라 병원에 가는 교통비도 충당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 사진은 아픈 사람이 있을 때 돈이 없다는 것이 큰 장애물이라는 것을 알려줄 거에요. 저는 정부와 NGO들이 우리 지역 사람들이 아플 때 병원에 다녀올 수 있는 다른 교통수단에도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해요.”

 

“이것은 우리 마을에서 병원으로 가는 교통수단 중 하나이다. 우마차를 쓸 수 없는 경우에 병원에 가는 것은 매우 어렵다. 마을 주민 중 극소수만 우마차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능한 교통수단이 없을 때 우리는 병원에 걸어간다. 나는 지역 주민들에게 우마차를 사용할 수 없을 때도 병원에 걸어서라도 꼭 가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자전거는 아픈 사람들을 병원으로 운송하는 수단이다. 사진 속에서 자전거를 붙잡고 있는 남자는 다른 사람을 태우고 병원에 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안질환을 비롯해 질병이 있으면 자전거가 우리 삶에서 중요해진다. 마을에서 아픈 사람들 대부분은 병원에 갈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더 많은 사진은 프로젝트 봄 인스타그램에서 만나보세요! 4월 8일까지 이벤트도 진행 중이랍니다. 링크는 맨 아래에 있습니다.)

병원으로 가는 교통수단의 부재가 가장 큰 문제

포토보이스를 통해 살펴본 결과로, 주민들은 안질환 유병률을 높이는 주변 환경과 안질환이 지역 주민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대부분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병원이나 보건소에 접근하는 데 드는 비용과 거리 문제였습니다.

촬영한 사진을 설명하는 참가자의 모습. 경청하는 마을 지도자들의 모습도 보이네요! (2017년 3월) 

모든 정보가 올바른 것은 아니었습니다. 참여자들과 마을 주민 중 몇몇은 안질환 원인을 오해하거나 병원 치료에 대한 두려움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가장 큰 성과는 이 이야기를 현지 주민들에게 직접 들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들이 촬영한 사진에서 일상생활 속에서 시각장애가 있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만만치 않은 일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진을 통해 공감하고, 공유하는 과정

마지막 날, 참여자들은 친구와 가족들, 마을의 촌장들을 전시회에 초청했습니다. 사진 전시회에서 촬영한 사진을 마을 주민들에게 소개하고, 마을이 처한 상황과 안질환 환자 가족으로서의 어려움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마을 주민들 역시 이들의 상황에 공감하고, 안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행동을 주변에 함께 공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왜 이런 사진을 찍었어요?” 질문과 답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뜨거운 전시회 분위기 (2017년 3월)


개발도상국의 많은 지역에서 주민들을 만나면 흔히 듣게 되는 이야기들, 예를 들어 돈을 달라거나, 병원을 지어달라는 요구가 아니라 스스로 할 수 있는 행동들을 먼저 언급한 것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들의 일상 속에서 시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우리의 생각보다 더 깊이 있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사진 촬영과 토론만으로 스스로 배우게 되는 과정

포토보이스를 진행하면서 우리가 참여자들에게 교육한 것은 사진 촬영법뿐이었습니다. 주제를 주고 자유롭게 사진을 촬영하도록 했을 때, 참여자들은 경험으로 알게 된 것들을 서로 공유했습니다. 이들은 안질환을 가진 자녀의 이야기, 부모님의 이야기를 나누며 안질환의 원인에 대해 추측했습니다.
프로젝트 봄(Project BOM)이 이번 연구과정에서 안질환의 원인에 대해 교육을 제공한 적이 없지만 토론만으로 스스로, 또 함께 배워나가기 시작한 것입니다. 더 나아가 마을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안질환의 중요성을 알리겠다고 자발적으로 다짐했다는 점은 놀랍게 다가왔습니다.

이제 여러분의 차례입니다

주민들 스스로가 지역사회에서 실행 가능한 구체적인 정책 제안까지는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안질환에 대한 직접적인 교육 없이도 참여자들 스스로가 문제와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돋보였습니다.
포토보이스의 가장 큰 성과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고, 사진이라는 매체의 장점처럼 이 사진들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가 공유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프로젝트 봄 인스타그램을 방문해서 말라위 여성들의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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